산에서의 조난예방 10계명!
산에서의 조난예방 10계명!
“백 경장! 자는데, 내가 너무 일찍 전화했지?”
새벽에 전화가 왔습니다. 전 알람인 줄 알고 끄려다보니 전화번호가 찍혀있어 얼떨결에 받은 전화였습니다.
“예, 형님!”
“미안해, 자는데 전화해서. 오늘 당직이지? 어제 버섯 따러 나간 분이 아직도 안 들어 오셨어. 어제 새벽까지 수색을 했는데, 못 찾았어. 오늘 아침 일찍 수색을 나가야 할 것 같애. 오전내내 수색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래서 좀 일찍 출근해야 할 것 같아서”
경찰서에서 마을까지는 30분정도가 걸렸습니다. 보은에서도 가장 첩첩산중인 마을이었습니다. 대청호가 굽이굽이 깊은 골짜기까지 차 있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해 전경대원들과 조를 나누어 막 출발하려는데, 트럭이 한대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깊은 산속에는 이정표가 없습니다>
“찾았어요. 절벽에서 떨어졌어”
마을이장님이 맥이 풀린 얼굴로 담담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마을사람들이 새벽같이 일어나 어제 수색할 수 없었던 절벽있는 길로 수색을 나갔는데, 나뭇가지가 꺽인 것을 발견하고 아래를 봤더니, 10m아래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시신을 위로 올릴 수 없어, 행정선을 이용해 배로 옮겨야 한다는 결정이 나서 저희는 발길을 돌렸습니다. 우리 전경대원들 모두 오는 길에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올해 기후조건이 맞으면서 산에 버섯을 캐러 가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매일 출근길에 보면 등산로도 아닌데, 도로변에 길게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데, 모두들 버섯을 따러 오신 분들입니다.
등산객들이 조난을 당하는 경우도 봄, 가을이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보은경찰서에서는 거의 매일 버섯 때문에 조난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이 휴대폰 밧데리가 없어 연락이 안 되거나, 여름옷을 입고 산에 올라간 후라 저체온사가 염려되는 상황들이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 무사히 산을 내려왔지만, 이 경우처럼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10월에 접어들면서 산에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절정으로 가면서 등산객들이 전국의 산을 찾을 겁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속리산>
산에 갈 때 반드시 지켜야 할 10가지를 한번 간략하게 요약해 보았습니다. 버섯을 따러 가시는 분들 뿐만아니라 가을 산행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께 좋은 정보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1. 휴대폰 여분 배터리를 꼭 가지고 가세요.
2. 오리털이나 거위털 등 따뜻한 옷을 반드시 가지고 가세요.
3. 초콜렛, 초코바 등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가지고 가세요.
4. 3시간 간격으로 지인과 전화통화를 계속하세요.
5. 손전등을 가지고 가세요.
6. 일몰시간 1시간 전 알람을 맞춰 놓으세요.
7. 길을 잃었을 경우 계곡을 따라 내려가세요.
8. (스마트폰일 경우) 위성지도를 이용해 나의 위치를 파악하세요.
9. 밝은 색 옷을 입고 가세요.
10. 혼자가지 말고, 함께 가세요.
(함께 하는 가을산!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