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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경찰관이 되기 30년전의... 이야기

 

 

경찰관이 되기 30년전의... 이야기

 

만삭의 임산부가 숨을 몰아쉬며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아이를 잃어버렸다며 도와달라고... 얼마나 아이를 찾아 돌아다녔는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말해줍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렇듯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밀려오는 공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테지요.

순찰 중이던 김 순경의 눈에 이제 막 걸음을 떼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가 울면서 걸어오는 모습이 들어옵니다.

갓 세 살이 넘은 듯한 아이의 주변에 엄마는 보이지 않고 곁으로 다가가자 울음소리가 더욱 커집니다. 아직은 총각인지라 어찌 달래야 하는지... 안절부절못하던 김 순경은... 과자 한 봉지를 아이 손에 들려주고 아이와 잠시 휴전을 협정하게 됩니다. 고사리 만한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음으로 파출소로 들어서는 두 사람...

잠시 후 과자의 약발이 다했는지 다시 울어버리는 꼬마 녀석 때문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파출소!

김 순경은 문방구로 달려가 곰인형 하나를 사왔지요.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버린 꼬마가 곰 인형을 안고 웃는 모습을 보니...

“휴~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 사진 : 30년전의 이야기-1 ][ 사진 : 30년전의 이야기-1 ]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 온 임산부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김 순경이 손짓하는 그 곳에는... 마치 제 집인양 곤히 자고 있는 아이가... 한 손에는 과자 봉지를... 다른 한 손에는 곰 인형을 손에 꼭 쥐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발견하고는 한순간에 긴장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은 엄마는 김 순경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 다음 이야기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저희 엄마가 들려주신 이야기의 전부니까요.

 

[ 사진 : 30년전의 이야기-2 ][ 사진 : 30년전의 이야기-2 ]

 

30년도 훌쩍 넘어버린 이야기입니다. 그 꼬마 아이가 자라 그 꼬마만한 딸아이를 갖게 되고...  주머니를 털어 헐레벌떡 곰 인형을 사오던 마음 따뜻한 김 순경처럼 경찰관이 되었으니 말이죠... 제가 경찰관이 된 건 아마도 그때부터 이어진 운명의 실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 제 손을 잡아준 김 순경처럼... 이제는 제가 아이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고 있으니까요. 그 시절의 김 순경을 대신해 지금도 어디선가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고 계실 전국의 모든 경찰 선후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사진 : 30년전의 이야기-3 ][ 사진 : 30년전의 이야기-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