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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활동

거리를 헤매는 상습 가출청소년 가정의 품으로(피해자 보호 지원 우수사례)

이00,,,,, 단양경찰서 직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름,,, 단양서 직원들은 이00라는 이름을 들으면 ‘문제아’, ‘상습가출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요 1년동안 무려 8회의 가출을 하였으며, 접수되지 않은 가출까지 합치면 가출 횟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상습적으로 가출과 비행을 일삼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00에 대해 왜 가출을 하는지, 왜 집이 싫은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묻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궁금해 하지 않았죠. 왜냐하면 ‘문제아’, ‘상습가출인’이라는 꼬리표를 우리 모두가 00에게 붙여 주었고,  이러한 꼬리표로 인해 그 아이의 이유나 사정 따위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단양경찰서에서는 부모의 잦은 갈등 및 싸움으로 1년동안 8회의 가출을 한 청소년 이00(15세, 여)가 가출을 하였다는 소식을 또래 친구들로부터 접하고, 경기 부천으로 찾아가 설득을 통해 가출청소년을 가정의 품으로 되돌리고,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하여, 검정고시 및 취업 등을 지원하였습니다.

그럼 어떻게 된 일인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00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오빠와 함께 15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요, 어머니와 아버지는 생활고 등을 이유로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을 하였고 부모의 싸움은 자연스럽게 자식들에게로 이어졌습니다. 잦은 폭언과 폭행, 심지어 무관심까지,,,,00는 어렸을때부터 술에 취해 늦은 밤 집에 들어오는 아버지가 자신을 깨운 뒤 훈계를 넘어선 폭언과 폭행을 하였던 트라우마에 늘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결국 00는 멈추지 않는 부모의 다툼과 유일하게 의지하였던 오빠의 군입대 등을 이유로 올해 2월1일 다니던 00중학교를 자퇴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가출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00의 친구들 통해 우연히 알게 되었고, 이때부터 00의 휴대전화번호로 문자를 보내 지속적으로 돌아올 것을 설득하였지만 되돌아오는 00의 답문자는 집으로 돌아가는게 과연 옳은 것인가요’라는 회의적인 반응뿐이었고 저희는 우선 00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서 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00시장에서 조그만 분식점을 운영하는 00의 어머니는 가출신고를 할 것을 요구하자 ‘어차피 들어와도 곧 나갈 아이다.’라며 가출신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00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갖고 대책을 서로 모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자 00의 어머니는 장고 끝에 가출신고에 응해 주었으며. 위치추적을 통해 00의 위치를 파악하고 하루라도 빨리 00를 되돌아오게 하기 위해 00에게 직접 데리러 가겠다고 수차례 설득 문자를 보냈고 그러자 00가 ‘왜 집요하게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지’에 대해 물었으며, 이에 대한 대답문자를 보내주자, 몇시간 뒤 00가 만날 시간과 장소를 문자로 보내주었습니다. 대답 문자내용은 이러하였습니다.

‘내가 너를 집으로 되돌리려는 이유는 경찰관이어서가 아니라 어른이라서 그러는 거다. 어른들은 방황하는 청소년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네 얘기 다들어줄게. 니가 다시 행복해질수 있게 어른들이 모두 도와줄게’라고 문자를 보냈고, 전에 상담시 00가 좋아하는 음식이 피자라고 하였던 것이 기억이 나 ‘아저씨가 세상에서 제일 큰 피자 사줄게^^’라고 문자를 보내자 00는 돌아올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 이00의 휴대전화 위치정보요청 내용        

  ⇨  피자를 맛있게 먹고 있는 이00   

그리고 2015. 4. 26. 13:25 부천터미널소풍 앞에서 학교전담경찰관 박00 순경과 00를 기다렸는데요 고맙게도 00는 약속 시간에 나타나 주었습니다. 전과 달리 많이 야위었으며, 시선은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박00 순경은 마치 오래전에 알고 있던 동생을 대하듯 팔짱을 끼고 웃으며 이야기를 하였고 이에 00는 어색하지만 웃으면서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단양서에는 저녁때가 되서야 도착했고 도착하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세상에서 제일 큰 피자’였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00와의 대화를 통해 00이는 퓨전요리나 일식에 관심이 많아 요리사가 꿈이며, 엄마, 아빠가 싸우지 않으면, 가정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 학업을 중단한 것에 대해 겉으로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교복 입은 친구들이 부럽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00이의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 00이가 고민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상의하였습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00도 진심으로 행복해지고 싶어한다’라고 말을 하자, 00의 부모는 싸우지 않을 것과,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00이를 집으로 데리고 오자 아파트 입구에서 00이를 기다리던 어머니는 00이와 함께 한동안 서로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다음날 00와 부모를 설득하여 단양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함께 갔습니다. 00와 부모님 모두 상담연계에 동의를 하였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기로 하였고 또한 단양취업고용센터장에게 부탁을 하여 00를 단양 별곡리에 퓨전요리전문점에 아르바이트를 연계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00가 학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00가 다니던 00중학교에 범죄예방교실을 함께 갔습니다. ‘혹시 교복을 입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다시 학교를 다니고 싶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00에게 조심스럽게 제안을 하였고 범죄예방교실 내내 00이는 친구들에게 시선을 놓치 않았습니다. 마음이 움직였던 것일까? 00는 범죄예방교실 이후 검정고시를 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먼저 말을 하였고, 곧바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검정고시를 지원하는 학업중단프로그램에 연계를 하였습니다.

  ⇨ 교복입은 학생들을 부러운 눈으로 보고 있는 사진       

         

 ⇨ 학업중단프로그램 지원을 하고 있는 사진

 

1주일 후 퓨전요리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는 00는 상당히 밝아보였습니다. 웃음을 띠고 있는 모습이 어색할 정도였던 00가 1주일만에 저렇게 밝아질 수 있다니,,,00이에게 ‘이젠 행복하니’라고 묻자 수줍게 웃음을 띠며 00가 대답하였습니다,,,,예. 행복해요. 고맙습니다. 경찰아저씨”

 

 

단양경찰서는 ‘길거리 청소년 집으로 되돌리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00는 올해 두 번째 사례로 향후 우리 경찰서는 길거리 청소년을 ‘문제아, 불량청소년’이 아닌 ‘잠재적 범죄 피해자’ 로 인식을 전환, 이들에 대한 지원 및 보호 활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