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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약한 마음 먹지 마세요~ 가족이 있잖아요.

이글거리던 태양이 지면서 지구대의 야간 근무는 시작됩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시간...

음성경찰서 금왕지구대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오고 수화기 건너편에서는 간절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도와주세요! 언니(A씨)가 연락이 되지 않아요. 잘못된 것 같아요."

군단위의 지구대에서는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 신고 내용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휴대전화 조작이 서툴러 꺼 놓는 경우도 있고, 귀가 어두워서 못 듣는 경우, 주무시는 경우, 외출을 나가신 경우, TV 소리를 크게 켜 놓아 전화소리를 못듣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이러한 신고가 접수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경찰관은 가족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별 일이 아닐지라도 집에 찾아가 확인을 해 드린답니다.

물론, 안 좋은 일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신고를 받은 금왕지구대 여용태 경사와 이윤성 순경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자세히 파악을 합니다.

내용인 즉, 낮에 A씨(67세,여)가 아들과 말다툼을 한 이후 전화 통화가 두절되었고, 걱정이 되어 금왕에 살고 있는 외숙모에게 A씨의 집에 가보라고 하였으나, 방에 불이 켜져있는데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용태 경사와 이윤성 순경은 그 동안의 평범한 신고와는 다르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마음은 급해지고 서둘러 A씨의 집으로 출동했고, 집앞에는 외숙모가 있었습니다.

이사온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갈 데도 없고, 고혈압 등 지병이 있어 쓰러졌을지도 모른다는 외숙모의 말을 듣고, 이윤성 순경은 신속히 119에 도움을 요청하여 강제 진입을 시도하였습니다.

다급한 상황입니다. A씨의 생사가 걱정되는 위기상황...

결국 119 구조대에서 로프를 이용 베란다 방충망을 뜯고 진입에 성공하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A씨가 수면제 한통(50알)과 포도주 한 병을 다 마시고 의식을 잃은 상태로 쓰러져 있었고,

옆에는 쪽지 형식의 유서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한 번 가는 인생 조금 빠른들 어찌하리. 용서 해다오.>

 

<동생들 모두 미안해. 아들아 사랑한다. 엄마가 잘못했어. 하지만 너무 원망하지 말고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기 바란다. 부탁한다. 장례 절차 없이 화장하여 산에 뿌려다오.>

 

A씨는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고, 다행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이 위험할 뻔 했던 상황에서 신속한 판단과 조치로 생명을 구한 경찰관들은 A씨 가족의 감사하다는 말에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고, 경찰관이라면 모두 저희처럼 했을 거예요."라고 답하며,

"소중한 생명을 구하게 되어 너무 다행스럽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금왕지구대 순찰3팀 이윤성 순경>

여러분들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약한 마음 먹지 마세요.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가족에게는 더 큰 슬픔의 시작일 테니까요.

 

 

<충북지방경찰청 음성경찰서 경무계 순경 이승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