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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위기의 가정 살리기 프로젝트! (가정폭력)

 

 

 

6. 11 야심한 밤 112상황실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제가 아내를 폭행하여 자수합니다."라는 내용의 가정폭력 신고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내수파출소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니 집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방 곳곳에 피해자(여, 43세)의 피가 묻어 있고 온몸에 상처가 나 있는 등 응급 상황으로 판단,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 응급수술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청주 청원경찰서 가정폭력전담경찰관(순경 윤수진)인 저는 피해자가 얼마나 다쳤는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자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고, 거기서 가해자인 남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사건당일 본인의 행동에 대해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고 본인이 아내를 폭행하여 수술까지 받게 한것에 대한 죄책감에 고개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본인의 과거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전과기록으로 변변한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내의 높은 알코올 의존으로 인한 부부관계 악화 문제를 토로하였습니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있다가 겨우 일반 병실로 옮겨진 아내 역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보호자는 남편뿐이라며 남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남편에 대한 형사절차진행은 계속되는 가운데, 총체적 난국에 빠진 이 가정을 온전한 가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가장 시급한 수술비 및 의료비 문제해결과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다각적 지원방법을 고심하였습니다. 원스톱지원센터 등에 문의해보니 가해자가 남편인지라 수술비 및 의료비 지원이 쉽지 않았으나, 이후 지역사회복지사에 문의하여 사정을 이야기하여 다행히 사회복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100만원 상당의 병원비 가운데 사회복지지원금과 분납 등의 조건으로 조율이 되었지만, 그 외 부족한 의료비를 충당해야 했기에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청주 청원경찰서 내의 범죄피해자지원협의회를 떠올리고, 직접 회의에 참석 설득하여 남은 의료비 전체를 지원받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지원금을 술갑으로 탕진할 것을 우려하여 1년간 매월 10만원 상당의 식료품(술,담배 제외)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해당 가정이 다시는 폭력이 없는, 오히려 행복이 가득한 가정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약 한달 간 이 부부를 상담하고 설득한 끝에 '온(溫)가족 만들기' 프로젝트(청주 청원경찰서 가정폭력 특수시책)에 참여시키기로 하였습니다. 가정폭력상담소에 연계하여 부부교정치료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부부대화법, 분노조절법 등의 교육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진단하고 반성하여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청주시청 여성아동지역연대 사례회의)

경찰과 지역사회가 협업하여 보호지원을 해야만 구직, 알코올중독 치료 등 경제적,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청주시청에서 주관하는 여성아동지역연대 사례회의에 안건을 의뢰하였습니다.(7월말 개최 예정) 

부부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원할 계획이며 청주 청원경찰서 관내의 모든 가정폭력이 근절되는 그날까지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