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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무료급식 봉사활동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나누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직원분들과 같이 실습나온 여경들과 함께 했는데 처음에 관계자분이 약 400분정도 오실거라고 말씀하셔서 당연히 할 일도 많고 그만큼 힘들것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별로 힘들진 않았다.

 

 

 

맨 처음, 급식을 드시러 한두분씩 오시는 노인분들의 모습이 왠지 마음이 짠했다. 저분들도 한때는 기운이 넘치던 젊은 시절이 있었을텐데 이제는 무료급식을 찾아 이 더운날 오셨다는 것이 참 안타깝기도 하고 싱숭생숭했다. 하지만 곧 줄을 서라는 누군가의 말에 마치 개구리가 파리를 혀로 낚아채듯 잽싸게 줄을 서시고, 게다가 새치기도 하시고 내가 먼저 왔다는 둥 하며 아웅다웅하시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아직 다들 정정하신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었다.

 

 

 

나는 식판에 음식을 받아 몸이 불편하신 분들에게 직접 가져다드리는 일을 했는데, 음식을 받으면서 밥이 좀 많다는 생각을 했다. 대식가인 나도 한 끼를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을 것이다. 왠지 잔반이 많이 남을 것 같았지만 관계자분들이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거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아니나다를까 다들 매우, 아니 너무 잘드시는거였다. 밥을 받자마자 국에 말아서 듬뿍듬뿍 퍼 드시고 여기저기서 “밥좀 더줘봐요~!!”, “여기 국 모잘라요~”하며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급기야는 우리 실습생 중 한명이 전담으로 나서서 음식이 모자라다는 알림담당을 하기도 했다.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서서히 하나둘씩 자리가 비었고, 곧 일도 끝났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노인들의 점심식사를 도와서 뿌듯했다거나 내 자신이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냥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는 경찰이고 경찰의 일은 시민들을 공정하게 대하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도와야 하는 것이 숙명이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줄 때 의협심이나 나 자신에 대한 만족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가 아닌 그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그냥 하는 것일 뿐인 사람이 될 것이다.

 

상당경찰서 경무계(중앙경찰학교 지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