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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피의 울부짖음 - 투견 도박 현장을 가다 -

"움직이지마......"

"모두 제 자리에 앉아......"

 흙같은 암흑이 깔린 산 중턱 빈 컨테이너 건물에 차려진 투견 도박 현장에 경찰이 급습하였다. 수십명의 도박꾼들이 혼비백산하여 이리 저리 출구를 찾아 도망을 가려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은지 창문을 넘기도 한다.

 

 장엔 사각의 링에서 퍼져나오는 피 비린내와 판돈과 거래 장부를 숨기려는 도박 주최자와 판돈을 건 도박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뒤섞여 혼란스럽다.

 2012. 3. 25. 00:05경 충북 진천군 이월면 소재 폐쇄된 식품 창고 컨테이너에 가로, 세로 4미터에 높이 1미터의 링을 설치해 놓고 투견 도박을 벌인 42여명의 도박꾼들이 경찰에 의해 검거되었다.                                     

 도박 특히 투견 도박의 경우 현장에서 증거 확보가 매우 어려워 사전에 도박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검거에 앞서 증거 확보에 신중을 기하였다. 천신만고 끝에 현장에 투입된 형사들이 촬영한 동영상이 결정적 증거자료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단속에 대비해 도박 개장자들은 판돈 거래가 적혀있는 장부를 판이 끝날때마다 불에 태워 증거를 인멸하여 현장에서 도박에 참여한 많은 인원이 "구경만 하였다."라는 구실로 법의 처벌을 면하게 되었다. 결국 주최자와 심판 등 주범 2명을 구속하고, 견주, 도금관리자 등 9명을 도박방조 및 동물보호법위반죄를 적용하여 불구속 입건하였다.

 옛부터 인간은 각종 도구와 동물 등을 이용하여 도박을 즐겨왔다. 친구와 의견이 다를때 흔히 하는 "내기"에서 부터 고스톱, 포카, 바둑이, 빠징고, 마작, 도리짓구땡 등 도박의 종류도 여러가지이며 현금, 부동산, 차량, 신체일부 등 갖가지 돈이 될만한 것을 걸고 욕망을 채우려 한다.    

 특히 동물을 이용한 도박에는 투견 뿐 아니라 소를 이용한 소싸움, 닭을 이용한 투계, 말을 이용한 경마, 심지어 야바위꾼들이 사용하는 물방개까지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애꿎은 동물들이 이용되어왔다. 

              

 피를 부르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투견은 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에 현재 약100여명의 전문 투견 도박꾼들이 전국을 돌며 투견 도박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전국 어느 산중 조용한 곳으로 투견 도박꾼들이 스며들고 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미리 연락망을 갖추어 도박장으로도 차량을 이용 단체로 이동한다고 한다.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개보다도 못한 인간에게 희생된 개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 진천경찰서 경무계 임호성